사회
'흑백 요리사' 에드워드 리, APEC 정상들 미식 외교의 칼을 뽑다
2025-10-01 15:57
관련 업계와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오는 28일 경주의 대표적인 숙박 시설인 호텔 라한셀렉트 경주에서 진행될 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은 에드워드 리 셰프가 총괄 셰프를 맡아 진행된다. 이번 만찬에는 각국 정상들을 비롯해 주요 기업인 등 총 200여 명의 귀빈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에게 최고의 한식 코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최고 호텔 중 하나인 서울 롯데호텔이 에드워드 리 셰프와 손을 잡았으며, 롯데호텔 소속의 수십 명의 셰프들이 경주로 파견되어 만찬 준비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에드워드 리 셰프는 APEC 만찬 총괄 셰프로서 높은 적합성을 인정받는다. APEC 만찬 조리팀은 21개 회원국 정상들의 개별적인 취향과 식문화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었다. 비록 최종 메뉴 결정권은 에드워드 리 셰프에게 없었지만, 조리팀은 그의 총괄 지휘 아래 정상들이 편안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프랑스, 아시아, 미국 남부 등 다양한 요리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을 가진 에드워드 리 셰프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만찬 메뉴에 반영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그는 다수의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규모 만찬 운영에도 능숙하여, 성공적인 만찬 개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드워드 리 셰프는 최근 한식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보이며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한다. 그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26회 세계지식포럼(WKF)에 연사로 참석하여 매일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는 한국인이자 동시에 미국인의 관점에서 한식을 바라보기 때문에 한국에서 자란 분들과는 경험의 차이가 있다"며, "한식을 탐구하는 여정을 이어가면서 특히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발전한 한식을 탐구하고 있다"고 밝혀 한식에 대한 그의 독특하고 심도 있는 접근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정부는 APEC 만찬에 참석하는 세계 각국 정상들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각 정상들에게는 그들의 모국어로 번역된 개별 메뉴판이 제공된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는 물론 말레이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메뉴 이름과 상세한 설명이 기재될 예정이다. 대다수의 정상들이 영어가 가능하지만, 이는 한국이 각 정상들을 최고 수준으로 예우하고 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상 다자회의 오찬이나 만찬에서는 메뉴가 영어로만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APEC 만찬의 구체적인 메뉴는 조만간 공식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과 경주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메뉴들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이번 만찬에서는 경주 지역의 특산 식자재 활용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만찬자문위원회를 발족하여 메뉴 선정을 위한 회의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이 위원회는 요리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저명한 교수들과 유명 셰프들로 구성되어 만찬 메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지난 2005년 부산 APEC 당시 정상 만찬의 메뉴 컨셉은 ‘약이 되는 아름다운 한국 음식’이었다. 당시에는 궁중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삼 샐러드, 대하구이, 신선로, 너비아니 등이 코스 요리로 제공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만찬주 또한 이번 APEC 정상 만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심사다. APEC 공식 만찬주는 정상회의 만찬 자리에서 의장국 수장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건배를 제의하면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함께 마시는 술이다. 지난 8월, APEC 문화산업 고위급대화 대표단을 위한 환송 만찬에서는 ‘미리 만나보는 정상 만찬주’ 행사가 진행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행사에서는 만찬주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 전통주 4종이 시음되었다. 정부는 약주인 ‘교동법주’, 과실주 ‘크라테 미디엄 드라이’, 약주 ‘대몽재 1779’, 그리고 증류식 소주 ‘안동소주’를 선보였다. 그러나 안동소주의 경우 평균 알코올 도수가 20~25%에 달해, 국제회의 관례상 건배주로 인정받는 포도주의 알코올 농도(12~14%)와 큰 차이가 있어 최종 채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드워드 리 셰프의 탁월한 지휘 아래, 한국의 아름다움과 맛을 세계에 알릴 이번 APEC 정상 만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