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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야마구치에 0-2 완패 안세영, "100% 몸 상태 쉽지 않아…많은 생각하게 된 한 해"
2025-09-29 17:15
경기 내내 안세영은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야마구치의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공격에 고전했다. 몸놀림이 다소 무거워 보이기도 했으나, 경기를 소화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으며 본인 또한 이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안세영은 "오늘은 야마구치가 워낙 빨랐고 제가 그 공을 따라가기 힘들었다"며, "야마구치는 완벽한 경기를 했고 저는 거기에 끌려다니는 경기를 한 것 같다"고 솔직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올 시즌 내내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었다. 부상으로 기권하기도 했고, 세계선수권 4강에서는 천위페이(중국)에게 막히는 등 시련도 겪었지만, 이내 털고 일어나 다시 정상에 섰던 안세영이었다. 이번 준우승 또한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그는 예상치 못한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팬들의 걱정을 샀다.

안세영은 "한 해가 다르게 매번 좀 다른 것 같다. 선수들과 경기하는 것도 매번 새롭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뛰고 있는데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얼마나 더 해야 될지 가늠이 안 잡혀서 매번 힘들다"고 고백했다. 앞서 1라운드 통과 후에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이런 생각들이 저를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던 그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 그리고 끊임없이 치고 올라오는 경쟁자들에 맞서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안세영을 짓누르고 있는 듯했다. 또한, 한 번씩 찾아오는 부상도 그의 컨디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32강전 이후 몸 상태에 대한 질문에 "부상에서 완전히 나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관리를 최대한 잘하면서 코트에서도 부상 관련 예방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하려고 한다"고 밝혀, 100%의 몸으로 뛰는 것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안세영은 여전히 세계 1위의 자리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상대들이 매번 더 나아진 선수로 나오기 때문에 저 역시도 계속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끊임없는 발전을 다짐했다.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인 야마구치에 대해서도 "이번 경기를 토대로 또 한 번 야마구치 선수를 분석해봐야 할 것 같다. 결승에 올라온 선수들은 다 종이 한 장 차이이기 때문에 그 돌파구를 잘 찾아서 다시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는 남은 대회들을 바라보며 다시 나아갈 준비를 할 계획이다.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제가 좀 아프지 않고 자신 있게 하고 싶은 플레이를 계속 하는 게 저의 목표"라는 바람을 나타내며, 세계 챔피언으로서의 고뇌와 함께 새로운 도약을 향한 의지를 굳건히 했다.